본문 바로가기

문학

이정하, 낮은곳으로

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

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

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

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

한 방울도 헛되이 

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

 

그래, 내가

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

너를 위해 나를

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

 

잠겨 죽어도 좋으니

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